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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 국제 가전 전시회(IFA)의 야외 잔디밭에서 중국 청년이 스마트폰으로 자사의 잔디 깎이 로봇을 조종하고 있다. 박종오 기자


지난 5일(현지시각) 오후 국제 가전 전시회(IFA)가 열린 독일 베를린의 대형 전시장 ‘메세 베를린’의 중앙 야외 잔디밭엔 중소 로봇청소기 회사들이 모여있었다. 이곳에 천막을 세워놓고 잔디 깎는 청채권상품
소기, 수영장 청소기 등을 선보인 야보(Yarbo) 등 로봇 기업들의 간이 전시장 7곳 중 6곳엔 모두 20·30대 중국 청년들이 있었다.
이들은 삼삼오오 모여앉아 청소 로봇을 조작하며 전시회를 찾은 유럽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인공지능(AI) 기반의 자율주행과 로봇 기술로 무장한 중국 청년들의 약진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인터넷황금성
전 세계 1900여개 기업들이 참가한 올해 베를린 국제 가전 전시회를 장악한 화두는 단연 ‘인공지능’과 ‘로봇’이었다. 가사 노동을 대신하는 똑똑한 인공지능 시스템과 로봇 가전제품의 대중화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다.
그 중심에 있는 건 중국의 젊은 기업들이었다. ‘베를리너 자이퉁’, ‘베를리너 쿠리어’ 등 독일 현지 지역 신문들릴게임 온라인 씨엔조이
은 “중국의 인공지능과 로봇이 전시회를 압도하고 있다”며 “반면 유럽은 뒤처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이 관세로 쌓아 올린 무역 장벽을 피해 유럽으로 눈 돌린 중국 기술 기업들의 기세가 위협적이라는 얘기다.



지난 5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 국제 가전 전시회(IFA)에서 야마토게임다운
중국 로보락이 공개한 4 in 1 콤보 제품. 기존 세탁건조기에서 나오는 물을 사용하는 로보락 로봇청소기가 가전 아래쪽에 장착되는 방식이다. 박종오 기자


글로벌 가전 기업들의 최대 격전지는 ‘로봇청소기’였다. 티브이(TV) 등 전통적인 가전제품의 성장이 주춤한 가운데, 매출이 고속 성장세를 보이며 모바일릴게임종류
기술 경쟁이 치열해서다. 로보락·에코백스·드리미 등 세계 시장을 이미 틀어쥔 중국 기업들은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한 잔디 깎이 로봇과 수영장 청소 로봇, 세계 최초로 계단을 오르는 로봇 청소기, 세탁·건조기 일체형 제품 등 신제품을 쏟아냈다. 사업 확장에 시동을 걸었다는 의미다.
이번 전시회에선 한국 삼성·엘지(LG)전자, 독일 보쉬 등도 질세라 로봇청소기 새 제품을 공개했다. 혁신적인 기술보다는 기본적인 청소 기능에 초점을 맞춘 게 특징이다. 류재철 엘지(LG)전자 생활가전솔루션(HS) 사업본부장(사장)은 현장 간담회에서 로봇청소기 시장을 “아픈 손가락”이라고 불렀다. 과거 한국 제품을 베끼던 중국 기업들이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기술력을 축적하며 이제는 우리가 따라가야 하는 처지가 됐다는 이야기다.



지난 5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 국제 가전 전시회(IFA)에서 중국 하이센스가 춤추는 로봇을 선보이고 있다. 회사의 신형 티브이(TV)를 홍보하기 위해 응원 도구를 놓칠 만큼 기술력과 완성도가 조악한 로봇을 전면에 배치했다. 박종오 기자


이날 중국 가전기업인 하이센스 전시관은 ‘춤추는 로봇’을 보려는 관람객들이 대거 몰렸다. 액정표시장치(LCD) 티브이에 기존 백색 광원 대신 빨강(R)·초록(G)·파랑(B) 등 삼원색 광원을 사용해 화질을 끌어올린 새 제품 ‘알지비(RGB) 액정표시장치 티브이’를 홍보하기 위해 삼원색으로 칠한 로봇 3대를 볼거리로 전시한 것이다. 삼성전자의 알지비 티브이에 견줘 미세 기술 수준이 떨어지지만, 화제성 있는 로봇들을 앞세워 일단 관심을 끌어보자는 마케팅 전략이다.
고가 제품군에 속하는 알지비 티브이는 엘지전자도 내년 초 출시를 공식화하며 앞으로 한·중·일 기업들이 맞대결을 펼칠 전망이다.
기존 강자인 한국과 유럽의 가전 대기업들이 제품의 완성도와 품질을 중시하며 ‘느린 혁신’을 하는 반면, 중국 기업들은 ‘빠른 속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완성도가 다소 낮아도 일단 신제품을 내놓고 보자는 식이다. 예를 들어 중국 티시엘(TCL)은 전시관 입구에 관람객들이 써볼 수 있는 자체 증강현실(AR) 글라스 ‘래이 네오’를 대거 깔아놓았다. 실제 기자가 안경 모양의 기기를 착용해 영화 ‘쥬라기 월드’를 보거나 닌텐도 스위치 게임 ‘슈퍼마리오’를 해보니 화면이 흔들리고 영상 전환이 부자연스러워 보완할 점이 적지 않아 보였다.



지난 5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 국제 가전 전시회(IFA) 내 삼성전자 전시관이 관람객들로 붐비고 있다. 박종오 기자


중국 기업들의 속도전과 달리, 국내 기업들은 새로운 기술 제품 출시에 보수적이고 신중한 태도다. 삼성전자와 엘지전자가 지난해 초 일제히 공개한 집사 로봇인 ‘볼리’와 ‘큐(Q) 9’이 모두 기술 보완과 기능 개선 등을 이유로 정식 출시가 늦어지고 있는 게 대표적이다. 대신 두 회사 모두 이번 전시에서 고급 가전 제품군 전반의 편의·보안 기능을 강화한 ‘인공지능 홈’을 표어로 내걸며 기존 프리미엄 가전 시장의 우위를 지키겠다는 전략을 보여줬다.
국내 가전 대기업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이 확실히 치고 올라오는 게 눈에 보인다”면서도 “가전은 디테일이 중요한 만큼 중국이 가격 경쟁력만으론 프리미엄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전 사업을 오래 한 기업들에 견줘 소비자 데이터 축적량이 부족하고 보안 우려에 취약하다는 점도 중국 기업들의 약점이다.
대형 전시 공간 곳곳에 터 잡은 중국 청년들의 신생 기업이 수두룩했으나, 정작 한국 스타트업은 보기가 쉽지 않았다. 전시회를 찾은 국내 가전 회사 소속의 한 30대 직원은 “한국은 평생 먹고살기 위해 다들 의대를 가려 애쓰지만, 중국은 창업을 통해 일확천금을 노릴 수 있어 테크 기업 최고경영자(CEO) 되기 열풍이 불고 있다”면서 “중국 기업 중 30대 청년 최고경영자가 많은 이유”라고 했다.



지난 5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 국제 가전 전시회(IFA)의 레이저 프로젝터 분야 신생 기업인 ‘발레리온’ 전시관 뒤쪽에서 중국 청년들이 도시락을 먹으며 일하고 있다. 박종오 기자


박종오 기자 pjo2@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