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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켓 오픈 1시간 만에 전석 매진, 2회차 추가 오픈. ‘연극계 히트 메이커’로 불리는 창작집단 양손프로젝트의 신작 ‘유령들’(26일까지, LG아트센터 서울)은 이번에도 성공적이었다.
2011년 결성된 양손프로젝트는 연출 박지혜, 배우 손상규·양조아·양종욱 4명으로 구성된 공동창작 집단이다. 다만, 창작 과정에서는 역할의 구분을 명확히 두지 않은 채 치열한 설득과 토론을 거쳐 한 작품을 완성한다. 기존 텍스트의 이면을 자신들만의 문법으로 재해석하고 무대는 빈 공간에 소품은 최소화하는 식이다.
올 초 국립극단의 기획초청작 ‘파랑새&전락’으오리지날황금성
로 손상규, 양조아, 양종욱 배우가 몇 차례 연극을 선보인 바 있으나 네 명이서 모인 것은 오랜만이다. 두 작품 역시 전석 매진. ‘유령들’은 올해부터 3년 동안 양손프로젝트가 매해 한 편씩 선보일 헨리크 입센 3부작 시리즈의 첫 작품이다.
최근 LG아트센터 서울에서 만난 양손프로젝트는 “입센은 군더더기 없이 구조가 정교하게 장식 없이 직블랙홀3D 릴게임
진하는 느낌이 있다. 그게 저희 팀 성격과 잘 맞는다 생각했다”고 작품 선정의 배경을 밝혔다. 이전까지는 다자이 오사무, 현진건, 모파상, 김동인의 소설을 탐구하는 작업을 해왔다면 이번에는 입센이라는 세계를 여행하겠다는 취지다.
국내에는 ‘유령’으로 번역된 노르웨이 극작가 헨리크 입센의 희곡이 원작으로, 노르웨이의 한 시골 마을의 저택에 손오공
살고 있는 알빙 부인이 종교·사회적 억압에 갇힌 채 파멸해가는 이야기다. 성병과 간통, 근친상간과 안락사 등 파격적인 내용으로 논쟁을 불러 일으켜 당시 노르웨이에서는 공연이 금지되기도 했다.
작중 알빙 부인은 만데르스 목사에게, 사회 관습으로 인해, 사랑하는 아들을 지키기 위해서 등 여러 가지 억압으로 인해 전통적인 여성상을 강요 당한다.음봉타법
가부장의 민낯을 드러내고 끝내 망가져가는 여주인공의 모습을 두고 페미니즘적 작품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그리고 알빙 부인은 자신을 억누르는 모든 것들을 ‘유령’ 같다고 표현한다.
박지혜는 “우리 모두는 체면을 중시하고 사회가 나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항상 관심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며 자신이 생각한 ‘유령’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면서 “작품33매매법
이 쓰일 당시에도 느껴지던 사회적 비난과 매장에 대한 두려움이 현대 사회에도 연결되는 감각”이라고 설명했다. 손상규는 나를 나답지 못하게 만드는 실체 없는 모든 것들이야말로 ‘유령’이라고 부연했다.
무대는 사면을 관객이 둘러싸고 관람하는 구조다. 배우들은 무채색의 장식 없는 의상을 입고 등장하며 무대에도 크기와 형태가 다른 검은 의자 3개 뿐이다. 긴장이 고조되는 장면에서 조명을 어둡게 낮추거나 알빙 부인이 심리적 압박을 느끼는 순간 빛을 이용해 공간을 좁히는 식의 연출을 활용한다. 박지혜는 “마당처럼 열린 공간인 동시에 조명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사람들의 시선에 갇힌 듯한 공간으로도 만들 수 있다”며 “집에 흰 바닥에 검은 가구를 두지는 않는데, 비현실적이면서도 현실적인 곳”이라고 밝혔다.
이번 작품에서는 세 명의 배우가 총 5명의 인물을 연기한다. 양조아가 맡은 알빙 부인 역할을 제외한 나머지 역할은 손상규와 양종욱이 번갈아가며 연기한다. 희곡 속 지문(해설)을 직접 말하는 것도 양손프로젝트가 종종 사용하는 기법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관객은 연극을 더 가까이 보고 몰입할 수 있다.
어느덧 결성 15주년을 맞이한 양손프로젝트. 이토록 오래 함께 작업 활동을 이어올 수 있었던 비결은 뭘까. 손상규는 “양손프로젝트에서 작업할 때는 외부에서 할 때와 달리 속 시원히 다 얘기하고 부딪힐 수 있다”며 “일하기 위해 만난 사이지만 이해관계라는 게 없다는 느낌이 든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김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