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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이 들어서며 있는 10년 의 결국 알록달록영화 '얼굴' 속 결혼식 장면.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호황이라 정신없이 일하기 바빴어. 말 그대로 나라가 일어서고 있었다고"
엄마의 죽음에 담긴 비밀을 캐러 온 임동환(박정민) 앞에서 노인들은 말하기를 주저한다. 1970년대 엄마와 같은 공장에서 함께 일하던 이들의 얼굴엔 주름이 깊게 패었다. 입가엔 옅은 웃음을 띤 어르신들은 무언가를 쉬쉬하고 있다. 백골만 남은 채 발견 엄마는 언제 어떻게 왜 죽었을까. 동환은 인터뷰와 인터뷰 사이에서 답을 얻지 못한 채 돌아다닌다. 출판계에서 더 뜨거운 배우 박정민이 1인 2역을 맡아 화제가 된 영화 '얼굴'은 이 비밀을 풀어가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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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상호 감독은 젠더의 문제와 경기순환, 부자(父子) 등을 대립시켜 이야기를 끌고 간다. 아름다움과 추함이 언제나 상반되는 것은 아니니까 이야기는 얽히고 설킨다. 동환의 엄마는 '미싱공' 재봉사의 '시다' 보조원다. 밥 먹을 시간도 없는 시다에게 화장실 갈 시간은 사치다. 그런 공간에서 인간성은 무시당한다. 사라진다. 영화 '얼굴'은 인간성을릴게임안전사이트
얼굴로 표현한다. 인간이 인간다움을 포기당했을 때 일어나는 비극이다.



영화 '얼굴' 속 장면.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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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얼굴' 속 장면. 연합뉴스



1970년대 한국 경제는 연 평균 8.7%씩 성장했다. 말 그대로 '한강의 기적'을 쓰는 동안 지역에서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모여든 '여공'이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았다. 시다는 그 일들 중 하나였다. 그들이 '한강의 상승종목
기적'에 기초가 됐다. 기업인의 혁신, 노동자의 헌신, 정부의 강력한 지원, 미국의 초대 중 무엇이 한강의 기적을 불렀을까. 논쟁은 끝이 없지만, 시다 없이는 미싱공이 일할 수 없다. 그들의 희생 없이 어떤 '사장님'도 돈을 벌 수 없다.

지난 2023년 한국은행이 발표한 '한국경제 80년 및 미래 성장전략' 제하의 넥스턴 주식
경제연구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30년간 한국의 경제성장은 노동투입이 마이너스로 돌아서고 자본 투입도 증가세가 크게 낮아지면서 생산성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한국 경제는 지난 1971년부터 2022년까지 연평균 6.4%씩 성장했다. 10년 단위로 살펴보면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1970년대 연 8.7%에서 1980년대에 9.5%로 정점에 이른 뒤 1990년대 7.1%, 2000년대 4.7%를 기록하며 둔화되기 시작해 2010년대부터 2%대 성장률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이 확산된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연 평균 성장률은 2.1%로 둔화 기조가 심화됐다.
한국 경제는 자본과 노동력 투입 등을 기반 삼아 빠르게 성장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해당 요인이 경제에 미치는 기여도가 낮아지는 점에 주목했다. 지난 50년간 요인별 성장률 기여 비중을 보면 자본 투입이 53.1%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생산성(TFP, 24.3%), 노동 투입(22.6%) 순이었다. 1970년대만 하더라도 자본 투입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기여율은 5.9%포인트로 높은 수준이었다. 1980년대와 1990년대에 3~4%포인트로 낮아졌고 2000년대 2.1%포인트, 2010년대 1%포인트대로 하락했다. 노동 투입 또한 시간이 지날수록 하락세가 뚜렷했다. 반면 생산성 기여율은 1980~1990년대 30%대였으나 2000년대 들어서면서 41.9%로 높아졌다. 그러나 2010년대 및 2020~2022년 중에 각각 20.5% 및 7.5%로 빠르게 떨어졌다.
한은 연구서에 따르면 1970년대부터 지난해까지 50여년간 매년 평균 6%대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을 기록하며 급성장해 온 한국 경제는 2040년 중반부터 뒷걸음질 칠 전망이다. 특히 10년도 채 남지 않은 2030년대부터는 0%대의 저성장 진입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인간이 소외되던 공간에서 방조하며 일조했던 동료들은 늙어 부끄러움이 커졌다. 호황을 핑계 삼아 그 시절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그런데 '호황'이란 무엇일까. 지금 한국 경제는 호황일까. 불황일까. 호황의 여부를 이해하려면 경기변동(경기순환)을 알아야 한다.



기준순환일(Reference Date of Business Cycle)은 경기순환변동 과정에서 국면이 전환되는 시점(정점⋅저점)을 뜻한다. 뉴스1



식당 주인부터 대기업 임원까지 달고 사는 말이 있다. "경기가 너무 안좋다. IMF, 코로나때도 이러지는 않았다" 누구도 경기가 좋다고는 쉽게 말하지 않는다. '경기'란 일상생활에서 경제적인 형편을 의미하는 말로 자주 쓰인다. 기업가가 말하는 '경기가 좋다'는 의미는 "장사가 잘돼 돈을 많이 버는 상황""을 의미한다. 개인과 소비자 입장에서는 임금이 오르거나 주식·부동산의 가격 상승에 따라 가처분 소득이 늘어난 상황을 뜻한다.

사전적 정의를 찾아보면 경기란 생산·소비·투자·고용 등 실물부문 활동과 통화·금리·주가·환율 등의 금융부문 활동 그리고 수출입같은 해외부문 활동을 망라하는 경제 전체의 총체적 활동 수준이다. 경기순환이란 경기가 장기적인 성장추세를 중심으로 반복하며 오르고 내리는 것을 말한다. 경기는 언제나 순환하는 만큼 기업과 정부 개인은 호황인지 불황인지에 따라 적절한 투자책을 마련해야한다. 경기가 저점으로 향할 때 투자를 늘리는 것은 좋지 않다. 반대로 경기가 정점을 향할 때 주식을 사들이는 것은 현명하다.
경기를 판단하는 방법은 크게 △ 설문조사에 의한 심리조사 방법 △이미 발표된 경제지표를 이용하는 방법 △종합경기지표를 작성하는 방법 등이 있다. 경제지표를 활용할 때 가장 많이 쓰이는 지표는 국내총생산(GDP)다. GDP가 상향되거나 상향되는 추세에 있을 때 호황이라고 한다.



20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 북한의 주요통계지표'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143만원으로 집계돼 남한(4천249만원)의 30분의 1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양측의 소득 격차는 지속적으로 확대됐다. 연합뉴스



국내총생산이 장기추세보다 윗부분에 해당하는 기간을 호황(호경기)라고 부른다. 아랫부분에 해당하는 기간을 불황(불경기)라고 한다. 호황에서 가장 높은 점에 해당하는 시기를 경기정점이라고 한다. 호경기 중에서도 장기추세선을 돌파해 정점을 향해 점점 상승하는 시기를 확장기, 정점 이후 장기추세선까지 하락하는 시기를 후퇴기라고 한다.

불경기 중 가장 아랫부분은 경기저점이다. 후퇴기 이후 저점으로 하락하는 시기를 수축기, 저점에서 호경기로 가는 시기를 회복기라 부른다. 이때 경기의 정점에서 다음 정점까지 또는 저점에서 다음 저점까지의 기간을 순환주기라고 한다. 경기국면이 전환되는 정점과 저점이 발생한 구체적인 시점을 기준순환일(reference data)이라고 한다. 한국은 통계청이 이를 정하고 발표한다. 판단 근거는 경기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다. 통계청이 살펴보는 동행종합지수란 현재의 경기상황을 나타내는 지표로 광공업생산지수, 서비스업 생산지수(도소매업 제외), 건설기성액, 소매판매액지수, 내수 출하지수, 수입액, 비농림어업취업자수 등 7개 지표로 구성된다. 순환변동치란 동행종합지수에서 추세변동을 제거한 것이다.
동행종합지수가 6개월 이상 상승하면 경기 확장기, 하강하면 경기 수축기로 본다. 통계청의 경기 판단은 매우 보수적이다. 사람들이 체감하는 것보다 매우 늦다. 시장 참여자들은 통계청이 공식 판단을 내리기 전 스스로 경기를 파악하려고 한다. 경기를 모르고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니까. 현재 경기 국면을 파악하려는 이들은 동행지수와 함께 선행지수 흐름을 챙긴다. 한국은행과 글로벌 금융기관의 GDP 전망에 주가가 움직이는 배경이다.



우리나라 기준순환일 및 국면지속기간. 통계청 제공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는 제12순환기에 살고 있다. 통계청은 대한민국이 1972년부터 50여년간 11차례의 사이클을 반복했다고 본다. 평균적으로 30개월 정도의 확장기와 20개월 가량의 수축기를 거쳤다. 이를 합하면 평균적으로 49개월 정도가 경기순환주기다. 통계청은 2020년 5월을 경기 저점으로 판단했다.

1990년 이후 우리나라의 경기변동만 살펴보면 1990년대 초반에는 주택 200만호 건설 정책 추진으로 호황을 맞았다. 1992년부터는 불황이 시작됐다. 1993년 수출 호조에 힘입어 호황을 맞았지만, 1998년 외환위기를 겪었다. 외환위기의 충격으로 국내외에서는 회복을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은 강도 높은 구조조정으로 외환위기를 극복했다. 그 과정에서 또 다시 노동자들이 희생됐다. 이어진 IT붐은 다시 호황을 이끌었다. IT붐이 꺼지자 다시 불황이 왔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