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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은 직속상관이 윤호의 혜주를구금시설 벽면 ‘집에 가고 싶어요’ : 캄보디아 이민청이 운영 중인 프놈펜 소재 구금시설 벽면에 한글로 ‘집에 가고 싶어요’라는 글귀가 쓰여 있다. 이 사진은 캄보디아에서 범죄 조직에 납치됐다 탈출한 A 씨가 촬영한 것으로, A 씨는 이 글귀에 대해 자신이 쓴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지난 18일 한국으로 송환된 캄보디아 구금자 64명 가운데에는 해외 취업이라는 말에 속아 캄보디아에 갔다가 ‘범죄단지’에 납치됐다 풀려난 A 씨도 포함됐다. A 씨는 자진 신고를 통해 범죄단지에서 구조된 5명 중 1명이다. 입국과 동시에 여권 등을 모두 빼앗긴 채 감금됐던 A 씨는 매일 밤 전기충격기와 비명 소리를 들으며 “계속 일하기를 거부하면 너도 저렇게 만들어주겠다주식시뮬레이션
”는 협박에 시달렸다고 전했다. 문화일보는 지난 1주일간 프놈펜 이민청에 구금된 A 씨와 수차례 통화와 메시지 교환을 통해 ‘80여 일의 구금생활’을 재구성했다. A 씨의 안전을 위해 그의 한국 송환이 확인된 다음 이를 보도한다.
자영업을 하다 영업 부진에 어려움을 겪고 개인 파산 신청을 준비 중이던 A씨는 ‘해외 취업이라도 해 보자’는 거래수수료무료
취지로 구직 사이트에 글을 올렸다. 그게 ‘지옥문’의 시작이라는 사실은 알지 못했다. 지난 4월쯤 “취업비자를 발급해야 한다”며 A 씨의 통장을 요구하는 연락이 왔다. 이후 7월 말 A 씨는 “취업비자가 발급됐으니 인터뷰를 하자”는 제안에 베트남 호치민을 방문했다 범죄조직에 납치됐다. 눈을 가린 채 옮겨 다니느라 자신이 캄보디아로 납치된 사실도 뒤늦게 알았빠찡코
다.



A 씨가 송환 전날 먹은 마지막 저녁 식사. 아침에는 항상 닭다리 3조각과 밥, 저녁에는 소세지 3조각 혹은 계란후라이와 너비아니 1조각이 배급됐다.


바로 옆방에서 전기고문·폭행이 이뤄지는 공포 속에도 A 씨는황금성게임동영상
온라인 사기에 동참하라는 지시를 거부했다고 전했다. 우여곡절 끝에 현지 경찰에 신고함으로써 1주일 만에 구조됐으나, 이후에도 열악한 경찰서 유치장과 이민청 구금시설을 전전했다. A 씨가 이송된 현지 경찰서 유치장은 18평 남짓 공간에 30∼40명이 생활했다. 잠잘 곳도 없어 그는 매일 화장실 앞에서 쪼그려 잠을 청했다. 식사를 비롯해 모든 것을 사비로 해바다이야기온라인
결해야 했지만 ‘무일푼’이었던 A 씨는 같이 구조된 필리핀인이 먹고 남긴 잔반을 얻어먹었다. 그마저도 그들이 당일 대사관에서 비행기 티켓을 받고 귀국하면서 끊겼다. A 씨는 가족들이 대사관으로 보낸 1000달러로 겨우 생활을 이어갔지만 이마저도 현지 경찰은 팁이라며 20%가량을 가져갔다. 구조된 지 5일이 지나서야 진행된 현지 경찰 조사 이후 A 씨는 무한대기했다. 유치장은 3일마다 많게는 6명의 취업 사기 피해자가 몰려왔다.



첫 조사 후 20여 일 만에 A 씨는 프놈펜의 이민청으로 이송됐다. 6평 남짓한 방이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다닥다닥 붙어 있었고 창문 하나 없는 철창 너머로만 간신히 햇빛을 볼 수 있었다. 한 방에선 16명이 생활해 발 뻗을 공간도 없어 3명은 앉아서 잠을 청해야 했다. A 씨는 오전 10시부터 복도가 개방되기를 손꼽아 기다렸지만 그나마도 복도를 걸으며 하는 생각은 ‘집에 가고 싶다’뿐이었다. 담요 한 장으로 가린 화장실과 바닥에 널브러진 쓰레기에서는 악취가 진동했다. 에어컨은 고사하고 선풍기마저 돈을 주고 구매해야 했다. 중형 선풍기 하나에 30달러, 콘센트 연장선은 10달러. 물과 비누 등도 제공되지 않아 A 씨는 2.5달러짜리 빨랫비누로 샤워부터 세탁을 모두 해결했다. 신발을 도둑맞은 뒤로는 더 이상의 지출을 막고자 A 씨는 매일 새벽 3시까지 뜬눈으로 보초를 서다 쓰러지듯이 잠이 들었다.
구금된 지 40여 일이 지날 무렵, A 씨를 납치했던 조직은 “우리 보스가 너를 찾고 있다”는 협박 문자를 보냈다. 공포에 질린 그는 매일 대사관에 전화를 걸었지만 돌아오는 것은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는 답뿐. 영사관에 민원을 넣어도 “힘드시겠다”는 말이 전부였다.
구금된 지 70여 일이 지나서야 한국 경찰에게서 처음으로 전화가 왔다. 그로부터 2일 뒤 대사관은 한국 송환이 결정됐다는 소식을 전했다. 그는 “숨이 멈출 정도로 좋았다. 내가 아는 모든 단어로는 표현할 수 없을 만큼”이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이후 진행된 대사관 면담에서 A 씨는 수갑을 차고 강제송환 대상자들과 함께 귀국하는 것에 동의한다는 서약서를 작성했다. 납치 과정에서 여권 등을 빼앗겨 이름과 주소 등이 노출된 A 씨는 “한국에서 보복을 당할까 너무 두렵다”며 “차라리 징역이라도 살면 그 기간은 안전할지를 상상해볼 정도”라고 토로했다. 이어 “구금 생활을 하면서 7kg이 빠졌다. 문신도 하나 없는데 다른 사람들이 나를 범죄자로 바라볼까봐 두렵다”고 한숨을 쉬었다.
노수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