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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문 닫는대요? 우리 폐점 안 해요.”
폐점 결정으로 혼란에 빠졌던 홈플러스가 국정감사 직전 극적으로 폐점이 보류되면서 다시 고객 혼선을 빚고 있다. 한쪽에선 폐점을 앞세워 막판 영업을 하고 있고, 다른 한쪽에선 폐점이 아니라는 해명으로 진땀을 빼고 있다.
지난 3일 찾아간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가양점은 ‘폐점 세일한다’는 안내문을 보고 왔다는 고객들과 ‘폐점이 아니다’고 해명하는 직원들로 소란스러웠다.
마트에서 장을 보고 계산을 하려던 손님들은 “폐점 할인을 언제까지 하냐”고 직원에게 묻고, 계산원들은 고객들이 물어볼 때마다 “폐점 안 한다”는 답을 여러 차례 반복해야 했다.
매장에서 만 부산 햇살론 난 김미영(40)씨는 “동네 전봇대에 ‘폐점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면서 “날짜를 체크해 두고 왔더니 홈플러스몰 상품만 고별세일을 하고, 마트 상품은 할인 대상이 아니더라”고 말했다.
강서구 곳곳엔 최근까지 ‘안내문’이라는 제목의 대형 전단이 나붙어 있었다. ‘폐점으로 인한 홈플러스 가양점 10월 30일부터 고별세일’이란 머글에, ‘식품에 비씨카드 서 패션몰까지 굿바이 세일!!’이란 부제가 달렸다.
안내문엔 “현재 홈플러스 가양점 관련 직원들은 ‘끝까지 뛰어야 산다’는 각오로 요즘 고별세일 준비로 분주하다. 신선식품에서 패션물류 고별정리 이벤트까지, 지하 1층 5000평 모든 매장에서 25년간 쌓아 온 영업 노하우를 총동원해 할인 상품 수 및 특가 상품을 확대했다”고 쓰였다.
한국자산관리공사 이전고객들이 ‘폐점’으로 오해하기 충분한 상황이라는 얘기다.
홈플러스 가양점 한 직원은 “원래 12월 2일 폐점하기로 결정됐다가 보류됐다”며 “폐점이 결정되면 본사에서 3개월 전에 우리한테 연락을 주는데 그런 연락이 아직 없다”고 했다.
이곳 문화센터에선 “점포 고별전 행사는 폐점과는 무관한 행사입니다. 폐점 일 신축주택 정은 아직 확정된 바 없으며 문화센터는 정상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라고 적은 안내 푯말을 비치했다.
영업장에서 이 같은 촌극이 벌어진 건 폐점 보류 상황 속에서 ‘고별 세일’, ‘폐점 안내문’ 등이 점포 인근에 나붙으면서 고객 혼란을 키웠기 때문이다.
폐점 점포 중 홈플러스 본사와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가양점조차 혼돈 현대캐피탈 신차 상태인 것을 보면, 폐점 보류 점포들이 제대로 관리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고별 세일’ 행사에 들어간 홈플러스 울산남구점도 상황은 마찬가지. 폐점이 보류됐는데도 ‘고별 세일’ 문구가 건물 내·외부에 내걸리면서 주민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홈플러스는 앞서 지난 9월, 수원 원천·대구 동촌·부산 장림·울산 북구·인천 계산 등 5개 점포를 11월 16일 폐점하고, 이어 12월 서울 시흥·가양·일산·안산고잔·화성동탄·천안신방·대전 문화점·전주완산·부산 감만·울산 남구점을 폐점한다고 발표했었다.
이들 15개 점포의 연간 영업손실이 800억원인데 임대료가 700억원이어서 성공적인 기업회생을 위해서는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는 게 홈플러스의 입장이었다. 폐점 발표와 함께 고별전을 하려고 땡처리 업체와 계약했던 것인데, 폐점이 보류된 것. 폐점 보류에도 고별전을 원래대로 진행하기로 하면서 이 같은 혼선이 빚어진 것이다.
앞서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민주당 의원들은 지난 9월 홈플러스 본사를 찾아 MBK 김병주 회장을 만나 ‘15개 점포 폐업을 유예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낸 바 있다.
폐점 예정이던 점포에 입점했던 가구, 가전제품, 의류 매장들은 대부분 철수하고 사실상 마트만 정상영업 중이다.
홈플러스 매장에서 만난 한 직원은 “마트는 폐점이 보류된 상태로 언제까지일지 모르지만 계속 운영을 하고, 홈플러스몰은 고별 세일을 마치면 공간이 다 비워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기업가치 약 7조원의 홈플러스는 현재 매각과 기업회생 기로에 서 있다. 하렉스인포텍과 스노마드 등 중소 IT 기업 두 곳이 인수에 참여한 상태로 인수의향서(LOI) 접수는 지난달 31일 마감됐다.
오는 26일 본입찰에서 최종 인수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서울 강서구 염창동에 홈플러스 고별전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사진= 김수연 기자]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가양점에 ‘고별세일’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 김수연 기자]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가양점 문화센터에 비치된 안내푯말. [사진= 김수연기자]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가양점에서 패션몰 고별전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 김수연기자]


김수연 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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